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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자 인쇄 감리 갈 때 꼭 체크해야 할 5가지 (색상 사고 막는 법)

제품이나오기전 가장 긴장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인쇄 감리' 가는 날입니다. 모니터로만 보던 내 브랜드의 얼굴이 실제로 종이에 찍혀 나오는 첫 순간이기 때문이죠.

수천, 수만 개의 단상자가 잘못 인쇄되어 전량 폐기하는 악몽을 꾸고 싶지 않다면, 감리 현장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디자이너도 초보 대표님들도 베테랑처럼 감리 볼 수 있는 5가지 핵심 체크리스트를 공개합니다.

"사장님, 색이 화면이랑 너무 다른데요?"

이 말을 현장에서 하게 된다면 이미 식은땀이 흐르고 있을 겁니다. 인쇄 감리(Press Check)는 대량 생산 직전, 마지막으로 품질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현장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절대 기준'이 될 교정지(샘플) 또는 팬톤컬러칩을 반드시 지참하세요

빈손으로 감리를 가는 것은 전쟁터에 총 없이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현장에서는 "원래 이 종이는 색이 좀 탁하게 나옵니다"라는 기장님의 말에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사전에 합의된 '최종 컨펌 교정지(샘플)'와 객관적인 색상 기준인 '팬톤(Pantone) 컬러칩'입니다.

  • 교정지(샘플): 전체적인 디자인 밸런스와 기대하는 색감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 팬톤 컬러칩: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처럼 절대 변해서는 안 되는 '정확한 색상 값'을 물리적으로 보여줍니다. 모니터 화면이나 출력된 교정지는 환경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일 수 있지만, 팬톤 칩은 세계 공통의 약속된 기준이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의사소통 도구가 됩니다.
"전체적인 톤은 이 교정지에 맞춰주시고, 로고 색상은 이 팬톤 칩 컬러와 똑같이 맞춰주세요"라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기장님 개인의 감각에 의존하게 되어, 내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2. 조명에 속지 마세요 (표준 광원 확인)

인쇄소 현장은 보통 형광등이 매우 밝게 켜져 있거나, 잉크 냄새와 기계 소음으로 정신이 없습니다. 이때 일반 형광등 아래서 보는 색과 자연광(햇빛) 아래서 보는 색은 천지 차이입니다.

  • 감리대(Viewing Booth) 활용: 인쇄소 감리대에는 보통 표준 광원(D50/D65) 램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이 아래에서 색을 확인하세요.
  • 자연광 체크: 가능하다면 인쇄물을 들고 잠시 창가나 밖으로 나가서 자연광 아래에서도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3. '핀(Registration)'이 정확히 맞는지 확인하세요

화장품 패키지는 작은 글씨(전성분, 주의사항 등)가 많아 '핀'이 조금만 어긋나도 글자가 흔들려 보이거나 겹쳐 보여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져 보입니다.

  • 확대경(루페) 요청: 현장에 있는 확대경을 빌려 작은 글씨들이 선명하게 찍혔는지, 색상들이 겹치는 경계선이 깔끔한지 확인하세요.특히 얇은 라인이나 로고 심볼이 뭉개지지 않았는지 꼼꼼히 봐야 합니다.

4. 'OK' 외치는 순간이 곧 법입니다 (표준견본 확정)

감리 현장에서 기장님과 조율하며 색상을 잡아가다 보면 "이제 돌릴까요?(양산 시작할까요?)"라고 묻는 순간이 옵니다. 이때  "네, 좋습니다"라고 컨펌한 바로 그 인쇄물 한 장이 양산의 절대적인 기준, 즉 '표준견본(Master Sample)'이 됩니다.

수만 장의 제품이 모두 이 표준견본을 따라가게 됩니다.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 얼떨결에 OK 하지 마세요. 정말 100% 마음에 드는 최상의 상태가 나왔을 때, 그 인쇄물에 날짜와 서명을 남겨 확실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이 표준견본이 나중에 혹시 모를 품질 분쟁에서 브랜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5.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오타'를 의심하세요

"디자인 파일 넘길 때 다 확인했잖아?"라고 방심하는 순간 사고가 터집니다. 양산전 마지막으로 사고를 막을수 있는 순간입니다. 꼭 다시 꼼꼼히  체크하세요.

  • 바코드: 바코드가 정상적으로 찍혔는지 꼭 확인하세요. (인식이 안 되면 납품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 법적 필수 표기사항: 용량, 제조업자, 책임판매업자 등 중요 정보가 잘리지 않았는지 최종적으로 스캔하세요.

인쇄 감리는 기 싸움이 아닙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협업'의 과정입니다. 인쇄소 기장님들이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면 분명 필요한 준비가 부족하거나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에요. 원하는 바를 명확하고 정중하게 요청한다면, 인쇄소 기장님들도 최고의 기술로 보답해 주실 겁니다.
오늘 알려드린 5가지만 기억하셔도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이 치열한 과정을 대신할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면, 그때 크리에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